한 해를 돌아보며

2024년은 정말 쉽지 않은 한 해였습니다. 평소에는 KPT(Keep, Problem, Try) 방식을 활용해 간단히 회고를 작성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형식으로 써보려 합니다. 되돌아볼 점도 많고, 새롭게 시작해야 할 점도 많았기에 스스로를 위한 반성문을 작성해봅니다.

이 한 해 동안,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여러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반복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이번 회고는 반성할 점과 새롭게 시도해볼 점 두 가지를 중심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반성할 점

  • 진짜 집중해야 할 것을 놓침

가장 크게 반성하는 점은 비즈니스에 대한 반응이 지나치게 느렸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개발자이자 CTO로서 의사결정을 하며 특정 포지션에 국한된 사고를 했던 것 같습니다. 제품 개발 초기에는 성공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만 집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개발자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CTO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에 사로잡혔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직책에 상관없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밀어붙여 해결하며 제품과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것이 제 본래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이를 잊고, 주저했던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 비즈니스 리더십의 부재

최근 1~2년 동안 프로젝트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팀원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더 낫다”라고 생각하며 그들에게 방향성을 맡긴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팀원들의 성장을 위해 스스로 판단하고 이끌어가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믿었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공하지 못했던 것이 문제였음을 깨달았습니다. CTO로서 기술적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팀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제 역할이지만, 때로는 솔선수범하여 팀을 이끌어야 하는 순간을 놓치기도 했습니다. 결국 비즈니스나 프로젝트는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시도해볼 점

  •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도전하기

2025년에는 조직이나 저에게 필요한 일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직접 나설 계획입니다. 개발뿐만 아니라 마케팅, 세일즈와 같은 비개발 업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스스로와 제품을 혁신하는 과정을 반복할 것입니다. 2025년은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과 생존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될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주간 단위로 자신과 제품을 혁신하며 역동적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 더욱 역동적인 생활과 리더십 실천하기

지난 4년간 재택근무를 통해 개인적인 집중과 가족과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큰 행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커리어와 성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하려고 합니다. 출근을 재개하고, 외부 행사나 네트워킹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할 것입니다. 팀원들에게도 먼저 움직이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동기를 부여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멘토로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더욱 역동적이고 행동 중심적인 리더로서의 모습을 실천해나갈 계획입니다.

2024년은 제 커리어에서 가장 힘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이 글을 공개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2025년 연말에 이 글을 다시 읽으며 스스로 자랑스러운 나 자신을 마주하기를 바랍니다.